2021년 4월 10일 토요일
시몬 신부의 사목 연구소 DAY 05
저는 인상이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그만큼 사람들이 스스럼없이 편안하게 다가옵니다.
저희 엄마께서 이불 가게를 하시는데, 가서 도와드리면 제 인상을 보고 들어 왔다는 손님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신뢰를 하시며, 또 가게를 찾아와 주십니다.
하지만, 이렇게 보이는 것이 단점도 있습니다.
어려운 부탁을 들어 달라고 하거나 만만하게 봐서 호구로까지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런 저의 모습이 싫지는 않습니다.
어렸을 때는 만만하게 보는 것이 싫어서 인상이 강한 사람들이 부럽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이렇게 좋은 인상으로 나이 들고 싶다는 생각입니다.
한번은 화를 내고 딱딱해져 있는 저를 봤는데, 쳐다도 보기 싫은 얼굴이었습니다.
'얼굴이 이렇게 확 변하기도 하는구나!'하고 느꼈습니다.
저는 좋은 인상과 같이 누구나 다가오기 쉽고 편안한 신앙인이 되고 싶습니다.
손해를 보는 것 같고, 할 말을 다 하지 못하기에 어쩔 땐 억울하고 답답하기도 하지만, 상대에게 양보하고 배려하며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며 사는 것이 좋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그랬을 때 이웃과의 관계가 가장 평화롭고 좋았습니다.
전에 Fiat 기도모임을 했을 때 눈이 불편해서 보이지 않는 대학원 언니를 그 모임에서 알게 됐습니다.
그 언니와 집이 가까워 성당에서 차로 언니를 데려다주곤 했습니다.
그러면서 언니와 친해졌는데, 언니의 신심이 좋아 제가 언니를 많이 따랐습니다.
그 언니네서도 멤버들이 자주 모였는데, 한번은 저를 제일 의지하는 모습을 보여 깜짝 놀랐습니다.
저는 미안하지만 그렇게까지 깊이 신뢰하는 관계가 아니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그렇게 언니를 도와드리다가 한번은 성당에서 언니가 큰 일을 보고 막히게 해서 제가 뒷처리를 하게 되면서 거기까지는 제가 그릇이 안 돼 그 다음부터는 언니와 거리를 두게 됐습니다.
그 일을 마음 속으로 투덜거리며 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후회가 되고 참으로 어리석었다는 생각입니다.
그게 지금까지 미안한 마음으로 남아 있습니다.
언니는 누구보다 저를 신뢰했는데, 그래서 더 가슴이 아픕니다.
비단 이것만이 아니라, 행동이 인상에 미치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웃들이 위와 같이 저에게 실망도 합니다.
그게 원래 제 모습이기에요.
행동도 좋은 인상을 따라 갔으면 합니다.
신앙 안에서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 것인지 지금은 알고 깨달았기에, 깨달은 바를 실천하며 하느님께 좋은 인상으로 나아갔으면 합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것보다 여러분의 말을 듣는 것이 하느님 앞에 옳은 일인지 여러분 스스로 판단하십시오." (사도 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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