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4월 3일 월요일

성상경을 따라가는 사순 묵상 29일

29일 예수님께서 죽으신 후 창으로 늑방을 찔리시다.

예수님은 십자가 위에서 생을 마감하셨습니다.

그분이 흘리신 붉은 피는 참된 인간이셨음을 의미하고 투명한 물은 참된 하느님이심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오늘 세상 안에 살아가면서도 영원한 하느님 안을 바라보기에 그분의 죽음에 동참하는 우리는 세상에서의 죽음과 하느님 안에서의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세상에서의 육적 죽음과 하느님 안에서 영적 죽음이 서로 다름을 기억하며 주님의 죽음에 동참하는 우리의 마음 자세를 묵상해 봅시다.


: 아버님께서 돌아가시고, 처음이자 아직까지는 마지막으로 돌아가신 분을 직접 보게 되고, 만져보게 됐습니다. 염습을 하기 전에 아버님의 볼을 만지며 저도 모르게 눈물이 터지고 말았습니다. 아버님께서는 선하고 좋은 분이셨습니다. 아버님의 입에서 한번도 안 좋은 소리를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자세히는 잘 모르지만, 장남으로 사랑을 많이 받고 살아오신 것 같고, 그 사랑을 동생들에게 한없이 나눠 주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말씀도 없으셔서, 표현하기 보다 속으로 삭이시는 게 더 익숙해 보이셨습니다. 같이 여행을 가면 주일 미사를 참여해야 하는데, 신자가 아니셨음에도 불평 불만을 전혀 하지 않으시고 같이 미사에 참여해 주셨습니다. 나중에는 집 근처인 서초동 성당에서 세례와 견진까지 받으시고, 레지오도 들으시고, 성당 주차장 봉사도 하게 되셨지만, 그때 당시에는 신자가 아니셨기에 함께 미사 드리자고 했을 때 어떻게 반응하실지 예상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함께 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한 번도 아버님에게서 안 좋은 모습을 본 적이 없습니다.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서 화장터로 가는데, 우리는 운구차량을 뒤따라 갔습니다. 그런데, 그 차량 번호가 우리 가족 핸드폰 뒤 번호와 똑같았습니다. 아버님을 포함해 우리 가족의 핸드폰 뒤 번호는 모두 똑같습니다. 소름이 돋았습니다. 그 메세지가 제게는 왠지 아버님께서 잘 계시다고 알려 주시는 것 같았습니다. 그때 죽음이 끝이 아니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남편도 이때 많은 걸 느낀 것 같습니다. 주임 신부님과 부주임 신부님 두 분이 장례 미사를 정성스럽게 드려 주셔서 남편이 감사했나 봅니다. 이때부터 남편의 신앙이 굳건해진 계기가 됐습니다. 아버님을 생각하면 선함 그 자체시라 하느님 곁에 분명 계실 것 같습니다. 아버님으로 하여금 죽음에 대해 많은 걸 생각하게 됐습니다. 저도 아버님처럼 살고 나이 들어야겠다는 생각을 이때부터 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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