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6일 화요일
2024-247. 초남이 동정 부부
김성봉 지음
펴낸곳 가톨릭출판사
2011년 3월 15일 교회 인가
2012년 8월 22일 초판 1쇄 펴냄
2012년 11월 5일 초판 2쇄 펴냄
읽음 2024년 10월 29일(화)
2024년 11월 5일(화) ~ 9p
2024년 11월 10일(일) ~ 59p
2024년 11월 11일(월) ~ 79p
2024년 11월 12일(화) ~ 103p
2024년 11월 25일(월) ~ 201p
~ 240p. 2024년 11월 26일(화)
- 11p. 결발結 髮 : 예전 에 , 관례 를 할 때 쪽 을 찌거나 상투 를 트는 일 이나 그렇게 한 머리 를 이르던 말 . 물론 이순이는 자신의 삶을 '결발오년結 髮五年 동거사년同居四年'으로 표현했다.
- 이적夷 狄 : 예전 에 , 두만강 일대 의 만주 지방 에 살던 여진족 을 멸시하여 이르던 말 .
- 금수 禽 獸 : 인간 으로서 할 수 없는 추잡하고 나쁜 행실 을 하는 사람 을 비유적 으로 이르는 말 .
- 53p. 마름 : 지주 (地 主 ) 대신 에 소작지 (小 作 地 )를 관리하는 사람 . 전주에서 스무 명(유항검의 노비, 처남, 당질, 비부, 친구, 마름), 김제에서 세 명(유항검의 소작인들), 영광에서 한 명(사돈 이종집), 금구에서 한 명(고을 사람 손동이)이 그에게 직접 사학을 배웠으며, 무안의 고시윤은 유항검과 함께 윤지충의 집에서 사학을 익혔다는 기록이 있다.
- 60p. 치명 : ‘순교 1(殉 敎 )’의 이전 말 . 여기에 함께 계시는 우리 시숙모께서는 아들만 하나 두었다가, 이제 우리와 더불어 치명하려 하여 함께 형벌을 받고 갇혔으나, 지극히 순명하며 태연하게 계신다 하오니, 이런 분들로 표양을 삼으시고, 우리 성모님과 옛 성인들을 본받아 무익한 것에 마음을 쓰지 마십시오.
- 67p. 추조 : 조선 시대 , 형별 이 가을 서리 와 같다는 뜻 으로 ‘형조 (刑 曹 )’를 달리 이르던 말 . 권일신은 그의 아들과 이윤하(이수광의 못난 후손이요, 권일신의 매부이다.)와 이총억과 정섭 등 다섯 사람을 데리고 바로 추조에 들어가서 聖像을 돌려달라고 여러 차례 호소했다.
- 형조 : 고려 와 조선 시대 , 법률 , 소송 , 형벌 따위 의 일 을 맡아보던 관청 .
- 68p. 탁마琢磨 : 학문 이나 덕행 따위 를 닦음 을 비유적 으로 이르는 말 . 서울의 젊은 사류士類들과 교유交遊허며 견문을 넓히고 뜻을 고상히 가져 이윤하, 이승훈, 김원성 등과 굳은 친분을 맺고, 성옹星翁(이익)의 학문을 전수받아 주자朱子를 부좇고 도학道學의 근원을 찾아 공자孔子에까지 거슬러 가서 읍양揖讓(겸손한 태도를 가짐)하며 학문을 강론講論하고 탁마琢磨하여 서로 더불어 덕을 쌓고 학업을 닦았다.
- 82p. 소치 : (주로 ‘~의 소치 ’의 구성 으로 쓰여 )) 어떠한 까닭 으로 빚어진 바 . 이는 그가 불효했거나 큰 잘못을 저질러서가 아니라 신앙 안에서 살다 보니 모든 것이 다 하느님 은총의 소치였고, 자신은 그만큼 부응하지 못했다고 느끼는 깊은 겸손함의 표출이다.
- 83p. 권면 : 남을 알아듣도록 타일러서 어떤 일 에 힘쓰게 함 . 과부에게 권면하는 이경언 바오로.
- 104p. 생질 : 누이 의 아들 . "죄인 이경도는 이윤하의 아들이고, 권철시의 생질이며 이순이의 오라비인데, 연관된 인척과 접촉하는 종족宗族이 모두 사학의 무리로서 요서를 혹독하게 믿었고 사당을 주무하였습니다.
- 고혹 : 푹 빠져 홀리다. 죄인 권상문은 권일신의 아들로서 사서를 따라 배우다가 그 아비가 죽은 뒤로 인하여 고혹되었는데, 모두 요사스러운 말과 요사스러운 글을 선전하여 뭇사람들을 미혹시킨 것으로써 결안정법結案正法하였으며, 살아 있는 외도의 사람은 각각 해당 고을로 압송하여 형벌을 행하게 하였습니다."
- 153p. 정개 : 고해 성사 때 의 다섯 가지 중요한 요건 의 하나 로 , 지은 죄 를 고백한 뒤 에는 다시 그 죄 를 짓지 않기로 결심하는 일 . 장소와 시간에 구애를 받지 않지만, 중요한 것은 실제 영성체할 때와 같이 마음을 준비해 죄를 통회하고 다시는 죄짓지 않기로 결심하고 정개하며 믿고 바라고 사랑하고 감사하는 정을 힘써 지녀야 한다고 대답한다.
- 153p. 신령성체 : 실제가 아닌, 마음으로 하는 영성체. 요한과 루갈다는 첫영성체를 통해 자신들과 하나가 된 예수님께 자신들의 전 존재를 봉헌했으며, 그 후 성체를 제대로 모실 수 없던 현실 속에서 신령성체를 통해 사랑을 키워 나가며 동정 생활에 필요한 모든 은총을 얻어 누렸다고 볼 수 있다.
- 174p. 정덕貞 德 : 순결 을 지키며 육체적 쾌락 을 끊고 독신 으로 하느님 에게 헌신하는 덕행 . 또한 천주교는 정덕貞 德을 존중하며 동정 생활의 가치를 높이 평가했지만, 유교 사회는 혼인하지 않는 것을 부부의 윤리를 끊고 인류를 멸절시키는 소행으로 간주했기 때문이었다.
- 6p. 우리는 모두 영원한 짝을 향해 가는 여행길에서 만난 사람들이고, 서로가 부축하여 무사히 그곳에 이르게 할 책임을 진 사람들입니다.
- 7p. 그분의 말씀이 우리 가슴을 뜨겁게 하고, 우리를 위해 남김없이 내어 주신 주님의 체온이 우리의 눈을 뜨게 해 주시기를 빕니다.
- 16p. 진정한 영성은 우리 안에 고요히 머무는 데 있지 않고,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그 사랑을 되돌려 드리면서 모든 것을 하느님의 눈으로 바라보게 하고 또 바라본 대로 살도록 이끌어 준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 진정한 영성을 추구하는 삶을 사아야겠다.
- 39p. 남편이 아내를 제 몸같이 사랑해야 하고, 부모는 주님의 정신으로 자녀를 교육하고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한다.
- 자식을 낳으려고 애쓰면서도 선으로써 가르치기를 힘쓰지 않고, 자식의 몸을 기르는 데에만 급급해 그 영혼을 기르는 데 게을러서는 안 된다고 가르친다. : 아이의 육적인 면에만 힘 쓸 것이 아니라, 받은 하느님의 지혜로 아이의 영적인 면도 돌봐야 함의 중요성을 느꼈다.
- 40p. 당시의 그리스도인들은 자녀를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아랫사람으로 보지 않았고, 하느님의 뜻으로 부모와 자식의 연을 맺었다고 보았기에 자식에 대한 영적 교육에 많은 정성을 기울였다.
- 다블뤼 저, 한국교회사연구소 엮음, <성찰긔략>, 13a~14b, "자식 있는 것을 싫어했는가. 자식의 많음을 원망하거나 몇이 죽기를 원하였는가. 자식의 생명이나 의식衣食을 힘써 돌보지 아니하였는가. 자식을 너무 엄히 다루어 자식이 마음으로 야속해 하지는 않았는가. 자식을 미워하거나 원망하였는가. 자식을 악한 말로 꾸짖거나 욕하였는가. 자식에게 과도한 매질을 하거나 노하였는가. ...... 자식이 냉담하거나 범죄하는 것을 보고 경계하지 않았는가. ...... 명오 열린 자식에게 필요한 도리를 가르치지 아니하였는가. 자식에게 세속의 인사와 예의를 처지에 맞게 가르치지 아니하였는가. 자식의 마음과 말과 행실을 살펴 바르게 하도록 힘쓰지 아니하였는가. 자식의 응석을 받아 그 나쁜 습관을 키웠는가. 자식이 남에게 잘못하는 것을 알고도 놔두었는가. 명오 열린 자식을 외인에게 보내 기르게 놔두었는가. 세속 체면만 보고 자식의 영혼은 돌보지 아니하여 냉담한 집에 혼인하게 하였는가. ...... 딸 낳은 것을 슬퍼하여 산모나 아이를 돌보지 아니하였는가. 악한 표양을 보여 자식이 죄를 짓게 하였는가." : 마음에 새기고 엄마로서 잘 실천하고 기도해야겠다.
- 86p. 비록 자기 자신이 어려운 처지에 있었으나 자기보다 더 가난한 사람들의 곤경을 덜어 주려는 노력도 했다.
- 88p. 내 힘만 가지고는 한 순간이라도 꿋꿋이 견디지 못했을 거요. 참말이지 모든 일에 있어서 우리 힘은 아무것도 아니고 천주의 보호하심이 모든 것을 이룬다는 것을 지금이야말로 그 어느 때보다도 인정하오.
- 89p. 주님의 벗이 된다면 그것이 참된 행복이 아니겠소.
- 91p. 이들은 자신의 부족함을 고백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하느님의 은총에 자신들을 온전히 내어 맡겨졌으며, 크고 작은 모든 것들을 하느님 사랑의 섭리로 바라보았다.
- 105p. 평생 독신으로 살면서 동정을 지키는 것에 대한 질문에, 이는 사람의 힘으로는 어렵고 하느님이 원하시는 사람만이 지키도록 하셨다고 말했다.
- 108p. "하느님이 사람들에게 결혼을 하게 한 것은 (그들이) 부부가 되어서, 서로 돌보아 주고 사랑해 주는 이로운 일을 가지게 하기 위해서였다."
- 109p. 동정은 인간적 노력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하느님의 도움으로 가능하다고 말하는데, 이러한 고백은 루갈다의 편지에서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 114p. 하느님과의 관계와 그들 서로 간의 인격적인 관계는 두 사람의 부부 생활 그리고 그들이 속한 가정과 이웃으로 확산되어 가는 모습을 취하게 될 것이다. :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하느님의 사랑은 좋은 향기를 내며 퍼져 가기 마련이다.
- 그러나 한계를 넘어 더 커다란 관계 속에서 자신의 진짜 모습을 찾으며 이 세상에서부터 자신을 온전히 내어 주는 삶을 풍요롭게 가꾸었다. 바로 그 점이 동정부부의 위대한 점이다.
- 117p. 한 사람의 거룩함을 판단하는 유일무이한 방법은 그가 얼마나 위대한 사업이나 놀라운 기적들을 행했는지가 아니라, 그가 하느님의 뜻에 얼마나 친밀히 순종하고 협력했는지를 알아보는 것이다. 성덕이라는 것도 결국 하느님의 뜻과 섭리를 따르면서 하느님과 하나 되는 데 있기 때문이다.
- 118p. 내어 맡기는 것은 하느님께서 뜻하신 대로 쓰시도록 그분께 우리의 전 존재를 모두 맡겨 드리고 유순히 따르는 것이다.
- 그곳에서 우리가 얼마 동안이나 살아 있을 수 있을까요? 그건 하느님만이 아시지요. 그러니 그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 119p. 옥중에서 친정어머니에게 쓴 편지에서 그녀는 자신에게 닥친 죽음에 슬퍼하지 말고 주님의 뜻을 따르라고 당부하고, 언니들에게도 역시 모든 일에 주님의 뜻을 따르라고 권고한다.
- 121p. 이는 하느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깨닫고 자신들이 하느님으로부터 무한한 사랑과 자비를 입었다는 확신이 있을 때에만 가능한 일이다.
- 122p. 하느님까지 자신의 뜻이나 마음이나 의지대로 조종하고 싶어하는 세상에서, 동정부부는 이를 거슬러 하느님의 뜻과 섭리에 자신들을 내어 맡김으로써 더욱 큰 사랑 안에서 살았다. 무엇이든지 주님이 원하시는 대로 사셨던 성모님의 귀감에 따라 :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대로의 삶이 무엇인지 모를 때에는 성모님께 여쭤보면 되겠다.
- 123p. 사람이 태어나고 죽는 것이 하느님의 뜻인 만큼 주님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순교 역시 자신의 노력과 의지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특별한 은총으로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 언니들 심정이야 오죽 괴롭겠습니까마는, 만일 치명의 은혜를 입는다면 서러워할 일이 없을 것이니, 서러워하지 마시고 즐거워하시기 바랍니다.
- 125p. 동정의 은총을 주신 하느님께 보답하려고 순교하기를 간절히 원하던 루갈다가 관비로 끌려가게 되었다가, 다시 잡혀 와 순교할 수 있게 되었을 때 이를 하느님의 은총 덕분이라며 감사드렸다.
- 127p. 매 순간 하느님의 뜻만을 따르고자 하는 자세는 사소한 순간들에서도 하느님의 섭리를 의식하게 해 주었고 낙담하게 되는 상황들 속에서도 감사드리는 마음을 품게 해 주었다.
- 132p. 무엇보다 4년간 서로의 순결을 존중해 주면서 살기 위해서는 세상 그 누구보다 함께 꾸준히 기도하면서 살았으리라고 짐작할 수 있다.
- 134p. 간절히 기도하고 또 기도하십시오.
- 154p. 그러므로 저희들이 아침저녁으로 기도하는 것은 오로지 뜻하지 않은 사고로 죽는 일 없이 한 번만이라도 미사에 참례하고, 그동안 지은 죄를 단 한 번만이라도 고해할 수 있는 은혜를 얻는 것입니다. 그렇게만 된다면, 설사 갑자기 땅이 꺼져 그 자리에서 죽게 된다 하더라도 저희들은 틀림없이 기뻐 춤추게 될 것입니다. : 미사에 쉽게 참례하고, 고해하고 싶으면 할 수 있는 지금 이 상황이 감사함으로 다가온다. 피로써 신앙을 지킨 순교자들 덕분이다. 미사에 참례하고 고해성사 하는 마음가짐과 가치가 소중하게 다가온다.
- 159p. "이와 같은 기묘한 일이 조선에서 일어난 것은 이것이 두 번째인데, 이런 일은 천주교 역사에서도 드문 일이다. 겨우 설립되고 불완전하게 알려지고, 신부도 없고 성사도 받지 못하고 미사성제에 참여하지도 못하면서......."
- 160p. 이 두 쌍이 동정부부 외에도 그러한 삶을 선택한 이들이 또 있었을 것이라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이들은 삶의 기록과 이름마저도 남기지 않았기에 : 삶과 기록과 이름마저도 남기지 않은 순교자들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이 듭니다.
- 176p. 이와 같이 부부 사이에 엄연한 구별이 있었기에 서로를 존중하고 동등하게 여기며 살았던 동정부부의 삶은 하느님의 은총과 성숙한 인성뿐만 아니라 남다른 결심과 희생이 요구되는 것이었다.
- 191p. 이러한 인격적 기반과 성숙한 관계 안에서 덕을 닦아 나간 부부였기에 하느님을 향한 사랑의 절정인 순교를 할 수 있었던 것이다.
- 201p. 오히려 지난날에 주님 잃은 것을 서러워하시며, 다시 주님을 잃을까 염려하십시오. 백만 가지 설움을 돌이켜 지난날 주님 잃음을 생각하며 울고, 힘을 써 지난 일을 보속하고, 성모님께 의탁하여 마음을 평화롭게 하시면서, 천주의 자리에 가시기를 힘쓰십시오.
- 203p. 언니들 심장이야 오죽 괴롭겠습니까마는, 만일 치명의 은혜를 입는다면 서러워할 일이 없을 것이니, 서러워하지 마시고 즐거워하시기 바랍니다.
- 204p. 비록 작은 허물이라도 큰 허물처럼 살피시고, 마치 대죄를 지은 것처럼 통회하십시오. 선을 베풀 기회이거든 작은 선이라도 버리지 말고, 오로지 주님의 도우심만을 의지하며 살다가 선종하도록 노력하십시오.
- 221p. 하지만 그들의 마음이 재물에 있지 않았고, 그들에게는 하느님으로부터 무한한 사랑을 받았다는 커다란 확신이 있었기에 그러한 나눔의 정신이 가능했을 것이다.
- 232p. 동정부부는 집안이 몰락하는 것을 지켜봐야 했고, 혈육과 친척들의 온갖 고초와 죽음까지 지켜보면서도 아무런 저항조차 할 수 없는 나날을 보내야 했다. 인간적으로만 본다면 조금 억울하고 답답한 삶으로 비춰질 수도 있지만, 자신들의 운명에 대해 어떠한 서운함이나 불평도 없이 예수님만을 바라보고 그분의 뜻만을 찾았으며 부족한 자신들을 그처럼 존귀한 성소로 불러 주시는 하느님께 늘 감사하는 마음을 지녔다.
- 오히려 유혹에 넘어갈 뻔했다는 것을 숨기지 않고 자연스럽게 알리는 점에서 참으로 겸손함과 진솔함을 알 수 있다.
- 234p. 혈기 왕성한 젊은 남녀가 4년 동안 함께 순결한 삶을 살았다는 것은 그들의 정결한 삶이 선물로서 그냥 주어진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일상에서 수덕적인 노력과 투쟁을 함께한 결과임을 알 수 있다. 이를 위해 기도 안에서 더 열절하게 하느님께 의탁하면서 모든 유혹의 순간들을 이겨 낼 수 있었으며, 자신들의 노력보다는 모든 것이 하느님의 은총과 도움 덕분이라고 겸허하게 믿었다. 일상을 이렇게 이어 갔기에 박해와 순교의 고통 속에서도 어떠한 흔들림 없이 자신들을 의연하게 내어 맡길 수 있었던 것이다.
- 235p. 결국 이들의 삶에서도 십자가와 박해와 고통은 이들이 하느님과 하나되는 과정에서 반드시 겪게 되는 정화의 도구이자 성화의 도구였다.
- 237p. 결국 같은 정신과 같은 삶을 살았던 거룩한 짝 유중철이 있었기에 동정부부의 영성을 누릴 수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마치 성모님의 생애에서 단 몇 차례 등장할 뿐이지만 사실은 그러한 환경을 가능케 해 주었고 같은 신앙을 살았던 요셉 성인의 큰 역활이 있었듯이 말이다. : 성모님의 삶을 통해 요셉 성인의 위대함을 느낀다.
- 238p. 이순이 루갈다의 편지들 사본들이 우여곡절 끝에 지금 우리 손에 있게 된 것은 우연이 아니라 하느님의 섭리임을 알게 되었다. 이들의 이야기는 단지 200여 년 전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교 가치관의 커다란 도전 앞에 서 있는 현대인들에게 하나의 중요한 메시지이기 때문이다.
권씨 부인 : 이순이 루갈다의 어머니, 자녀(이경도 가롤로, 이순이 루갈다, 이경언 바오로)
권상문 세바스티아노 : 권철신의 양자 아들
권일신 프란치스코 사베리오 : 형 권철신, 여동생 권씨 부인
권천례 데레사 : 권일신의 딸. 동정부부 권천례 데레사. 이순이 루갈다보다 한 살 아래인 외종사촌 동생
유항검 : 이순이 루갈다의 시아버지
이유희 : 이경도 가롤로의 누이. 전주의 유중철 요한과 혼인
이경도 가롤로 : 이순이의 두 살 위의 오빠
이경언 바오로 : 이순이 루갈다의 동생
이순이 루갈다 : 권천례 데레사의 고종 사촌 언니
이윤아 : 이순이 루갈다의 아버지. 외삼촌 권철신
가톨릭출판사 북클럽 2기를 통해 이 책을 접했다.
각주가 바로 하단에 있어 읽기 편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벗이 되고자 오셨음을 알게 됐다. 예수님의 벗이 된다면 그것이 참된 행복일 것이다. 초남이 동정부부는 예수님의 진정한 벗이었다.
이들은 자신의 부족함을 고백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하느님의 은총에 자신들을 온전히 내어 맡겼으며, 크고 작은 모든 것들을 하느님 사랑의 섭리로 바라보는 믿음의 시선에서, 그 중심에 하느님을 모시는 삶을 살았다.
동정부부는 집안이 몰락하는 것을 지켜봐야 했고, 혈육과 친척들의 온갖 고초와 죽음까지 지켜보면서도 아무런 저항조차 할 수 없는 나날을 보내야 했다. 인간적으로만 본다면 조금 억울하고 답답한 삶으로 비춰질 수도 있지만, 자신들의 운명에 대해 어떠한 서운함이나 불평도 없이 예수님만을 바라보고 그분의 뜻만을 찾았으며 부족한 자신들을 그처럼 존귀한 성소로 불러 주시는 하느님께 늘 감사하는 마음을 지녔다. 유혹에 넘어갈 뻔했다는 것을 숨기지 않고 자연스럽게 알린 점에서도 겸손함과 진솔함을 느낄 수 있었다.
한 사람의 거룩함을 판단하는 유일무이한 방법은 그가 얼마나 위대한 사업이나 놀라운 기적들을 행했는지가 아니라, 그가 하느님의 뜻에 얼마나 친밀히 순종하고 협력했는지를 알아보는 것이다. 성덕이라는 것도 결국 하느님의 뜻과 섭리를 따르면서 하느님과 하나 되는 데 있기 때문이다. 내어 맡기는 것은 하느님께서 뜻하신 대로 쓰시도록 그분께 우리의 전 존재를 모두 맡겨 드리고 유순히 따르는 것이다. 봉사도 이 마음으로 해야 함을 느꼈다.
"하느님이 사람들에게 결혼을 하게 한 것은 (그들이) 부부가 되어서, 서로 돌보아 주고 사랑해 주는 이로운 일을 가지게 하기 위해서였다."라는 구절을 통해 부부의 의미를 다시금 알게 됐고, 이를 실천하며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아이를 신앙 안에서 어떻게 키우고 대해야 하는지도 알게 됐다. 아이의 육적인 성장에 힘을 썼는데, 하느님의 지혜로 아이의 영적인 면도 정성을 기울이며 돌봐야 함을 알게 됐다.
하느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깨닫고 자신들이 하느님으로부터 무한한 사랑과 자비를 입었다는 확신이 있고, 한계를 넘어 더 커다란 관계 속에서 자신의 진짜 모습을 찾으며 이 세상에서부터 자신을 온전히 내어 주는 풍요로운 삶을 가꾸어 나간 것이 동정부부의 위대한 점이다. 굳이 말로 전하지 않아도 하느님의 사랑은 좋은 향기를 내며 퍼져 가기 마련임을 이들을 통해 느꼈다. 인격적 기반과 성숙한 관계 안에서 덕을 닦아 나간 부부였기에 하느님을 향한 사랑의 절정인 순교를 할 수 있었던 것이다. 매 순간 하느님의 뜻만을 따르고자 하는 그들의 자세는 사소한 순간들에서도 하느님의 섭리를 의식하게 해 주었고 낙담하게 되는 상황들 속에서도 감사드리는 마음을 배우게 해 주었다.
하느님까지 자신의 뜻이나 마음이나 의지대로 조종하고 싶어하는 세상에서, 동정부부를 통해 이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생각하고 다짐하는 시간이 됐다.
이순이 루갈다의 편지들 사본들이 우여곡절 끝에 지금 우리 손에 있게 된 것은 우연이 아니라 하느님의 섭리임을 알게 되었다. 이 이야기는 단지 200여 년 전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교 가치관의 커다란 도전 앞에 서 있는 현대인들에게 하나의 중요한 메시지이다.
미사에 쉽게 참례하고, 고해하고 싶으면 할 수 있는 지금 이 상황이 감사함으로 다가온다. 피로써 신앙을 지킨 순교자들 덕분임을 느끼며, 미사에 참례하고 고해성사 하는 마음가짐과 가치가 소중하게 다가온다.
삶과 기록과 이름마저도 남기지 않은 순교자들에게도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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