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4월 11일 일요일

시몬 신부의 사목 연구소 DAY 07


많은 신자분들이 성당에서의 인간관계를 어려워합니다.

저 또한 예외일 순 없었습니다.

 

전 신부님께서 한 선생님과 저에게 두 분 중에 한 분이 교감을 맡아 달라고 했습니다. 

다른 선생님이 저에게 해달라고 부탁을 해서 제가 어쩔 수 없이 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그 선생님이 교무를 맡게 됐는데 한 해 하고 신부님과 다른 한 선생님과의 관계를 힘들어 하며 교사회를 나갔습니다. 

그때 아마 제가 죽어도 교감이 안 된다고 했으면 그 선생님이 교감을 했을 것입니다. 그 선생님이 그때 교감이 됐으면 그 선생님이 교사회를 나가는 일은 없었을 것입니다. 그렇게 됐으면 신부님께서 교감인 그 선생님을 많이 챙겼을 것이고, 그 선생님이 교감이 됐기에 다른 선생님이 그 선생님을 무시하지 못하기에 무시한 그 선생님과의 관계도 나빠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제가 그때 왜 선생님의 눈망울에 그 부탁을 들어줬는지 후회가 됩니다. 그 선생님이 교감을 하고 제가 교무를 맡았으면 그 선생님께서 그만두는 일은 없었을 텐데요. 특히나 제가 좋아했던 선생님이고 제일 잘 맞았던 선생님이라 안타깝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신부님이 다른 곳으로 이임하시고 그 선생님을 분과 모임에서 다시 만나게 됐습니다.

다른 단체의 장이 되어 나타난 그 선생님이 반갑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마음이 이상했습니다. 

'부주임 신부님이 2년 마다 이임하는 것이 이런 선생님들에게는 기회구나'라는 것을 처음 느꼈습니다.  

봉사를 통해 사회 생활에서 느껴보지 못한 많은 걸 느낍니다.

책임감을 지울 수 없는 무보수 봉사라서 더 그런 것 같습니다.

작은 세상 안에 온갖 세상이 펼쳐집니다. 

신부님 말씀대로 봉사의 목적을 우선으로 해야 할진데, 그 사이에 사람과의 관계가 얽히다보니 봉사를 하며 이 점이 어렵고 난해하게 느껴집니다. 

 

자모회 활동을 하며 친해진 자모님과 첫영성체 교사도 같이하고, 교사회도 같이 하게 됐습니다.

성당에서 친해진 분들과 자녀들과 함께 여행을 가게 됐는데, 저희 아이가 순하다 보니 두 여자 아이가 저희 아이와 같이 있던 남자 아이와 엮으며 놀렸습니다. 그 남자 아이도 순한 아이였고, 남자 아이는 그 아이 혼자라서 어쩔 수 없이 여자 아이들과만 같이 놀 수 밖에 없었습니다. 

계속 저희 아이가 놀림을 받는 상황을 보다 보니 화가 났습니다. 그래서 엄마들이 있었지만 그 자리에서 아이들에게 그러지 말라고 말을 했습니다. 그런데 저와 친했고 많이 도와줬던 자모님인데, 제가 자기 아이에게 그런 것이 화가 났나 봅니다. 그 다음부터 그 자모님의 태도가 변했습니다. 그렇게 그 자모님과 사이가 점점 멀어지게 됐습니다. 친했고 저를 많이 도와줬고 그래서 제가 좋아했던 자모님인데 그렇게 돼서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남자 아이 엄마도 그런 걸 계속 보며 마음이 아팠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들에게 저처럼 이야기하거나 하지 않고 티도 내지 않았습니다. 지금 생각하며 그 엄마가 참 지혜롭다는 생각이 듭니다.  


거기서 끝났으면 나중에 풀 수도 있었을텐데, 놀린 아이의 엄마가 저희 아이가 가입했던 봉사단체의 임원진 중 한 명이었고, 자모회의 때 제가 임원진분들에게 시정했으면 하는 점을 이야기한 것과 관련해서 돌이킬 수 없는 사이가 됐습니다. 

아이가 가입한 단체가 점점 기존 목적을 잃고,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는 모습들이 마음이 아팠고, 결정적으로 신앙적인 모습도 보이지 않아 그에 대해 여러 자모님들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 이야기를 제가 처음으로 자모회의 때 꺼내게 됐습니다.

제가 많이 정을 쏟은 단체라 잘못 가고 있는 방향을 바꾸고 싶어 이야기를 꺼냈는데, 임원진들은 전혀 제 이야기를 들으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계속 이 단체에 있을 필요성을 못 느껴 나가야 겠다 생각했습니다. 

계속있는 것이 아이에게 미안한 일이었습니다.

가입 초기에 '알토' 파트를 맡게 된 아이들이 처음이라 어려워 하는 게 당연한 것인데 못한다고 모든 아이들 앞에서 혼내고, 대놓고 자모 카톡방에서 상처를 줘서 그 일로 나오려고 했는데, 그때 나오지 못한 걸 크게 후회했습니다.  

왠지 제 욕심으로 계속 한 것 같고, 도움이 되기는 커녕 아이 마음에 상처로 남아 있어 지금까지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입니다. 어찌보면 그때라도 나온 게 다행일지도 모릅니다.

  

여튼 다신 본론으로 돌아와서, 나중에 그 자모분이 먼저 미안하다고 했는데 그때는 제가 임원진들에게 화가 나 있는 상태라 그분의 마음을 받아주지 못했습니다. 미안하다고까지 했는데, 따로 만나 잘 풀 걸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아이가 잘못한 점을 그 엄마에게 조용히 개인적으로 좋게 잘 말할 걸 지금까지 후회가 됩니다.

아이가 가입한 단체도 아이가 계속 여러가지로 상처를 받고 있었기에 불만을 제기하지 말고 다른 핑계를 대며 조용히 나올 걸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랬으면 모두와 지금까지 잘 지내고 있을 것입니다.

저의 아이가 그 단체를 나온 이후에 저처럼 지휘자와 임원진들에게 안 좋은 감정을 갖고 있는 자모님들이 줄줄이 나와 코로나 전까지 거의 몇 명 남아있지 않아 없어질 위기에 처해 있다고 들었습니다. 왠지 저 때문에 그렇게 된 것 같아 미안한 마음도 듭니다.

 

이 사건들을 통해 감정적으로 말하고 행동하면 안 된다는 것을 크게 느꼈습니다.

또, 화를 내서 좋을 건 하나도 없다는 것을 피부로 느꼈습니다.

좋게 풀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도록 좋게 말하며 평화를 유지하는 방법을 찾아야 했습니다.


앞으로는 마음을 잘 다스리고 지혜를 구하며 절대 뒷담화하지 않고, 평화롭게 풀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다짐합니다!

저도 미흡한 인간인데 누굴 원망하고 판단하겠습니까?

인간관계에서 평화롭게 풀 수 없으면 차라리 그 상황에서 침묵하는 것이 더 낫다고 이제는 느낍니다.

또한, 사람에 대해 실망했다고 하느님을 멀리하는 어리석은 일은 하지 않으렵니다.

판단은 하느님께 맡기고, 계속 하느님께 다가가며 지혜 안에서 곰곰히 생각하고 잘 식별할 수 있는 성숙한 신앙인으로 발돋음하고 싶습니다.

 


이것들을 기록한 목적은 예수님께서 메시아시며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여러분이 믿고, 또 그렇게 믿어서 그분의 이름으로 생명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 (요한 20,31)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