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1월 17일 수요일

매듭 짓기 프로젝트 Day 16


그만 두게 된 것은 지구 회장단입니다.
코로나 기간 동안 본당 교사회 봉사가 많이 줄었습니다.
당연히 본당 선생님들과의 대면 만남도 같이 줄었습니다. 
그 시간과 마음의 빈자리를 지구회장단으로 활동하며 채워나갔습니다.
회장단 선생님들과는 마음과 시간이 맞았습니다.
월에 한 번 같이 지구 모임도 나가고, 교감단 회의도 하고, 지구 신부님 모시고 이곳저곳 놀러도 다녔습니다.
코로나 시기였지만, 본당에서 못하는 활동을 지구를 통해 하면서 신부님과 회장단 선생님들과 시간을 보내며 정을 쌓아갔습니다.

이 활동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본당을 떠나 지구에서 활동해야 겠다 생각했습니다.
본당 활동이 많이 아쉽지만, 이제는 본당을 떠날 시기가 됐다고 느꼈습니다.
박수칠 때 떠나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각 본당에서 애쓰시는 교감 선생님들을 위해 봉사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습니다.
누구보다도 교감 선생님들의 마음을 잘 이해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교감 선생님들을 위해 봉사하며 그들을 공감해주고 기쁘고 즐겁게 해 드리고 싶었습니다.
그게 저의 소명이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본당에서 제가 해야할 일이 남아있나 봅니다.
본당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선생님들을 데리고 제가 같이 교사회를 나가려고 했습니다.
제가 교감이기도 해서 책임을 지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생각 외로 그 책임이 버거웠습니다.
가족에게까지 피해가 갈까봐 본당 신부님께 말씀을 드렸습니다.
신부님께서는 자신이 책임자이기에 책임은 자신이 지겠다고 했습니다.

본당에서 말썽을 일으키는 선생님을 대신할 분으로 저와 첫영성체 교사를 같이 했던 선생님을 교사회로 영입했습니다.
그 분은 아무것도 모르고 교사회로 들어왔습니다.
그 말썽을 일으키는 선생님이 주위 사람들을 이용해 새로 들어온 선생님을 괴롭히고 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저의 추천으로 교사회로 들어왔기에 제가 받아야 할 고통을 이 분이 받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고 무거웠습니다.
신부님께서는 현재 교사회 사정을 새로 들어온 선생님에게 어쩔 수 없이 말씀하신 것 같습니다.
다행히 신앙심이 깊은 분이라 지혜롭게 잘 이겨내고 계십니다.

기존에 교사회에 계셨던 분들은 제가 그동안 애쓰고 고생한 걸 아니깐 제가 교사회를 그만 둔다고 해도 붙잡을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이번에 새로 들어온 선생님들에게는 마음에 걸려 그 분들 앞에서는 그만 둔다는 말을 차마 못했습니다.
신부님께서 새로 오신 선생님 계신데서 말을 꺼냈습니다.
그날 그 선생님은 충격이었을 겁니다.
그 선생님을 제대로 쳐다볼 수 없었습니다.
이날 같이 호프집에 모였을 때 울음을 터뜨리셨습니다.

본당 선생님들 중 교감으로 가장 유력한 분을 신부님께 추천했습니다.
신부님께서 그 선생님과 면담을 했습니다.
그 선생님이 현재 공석인 회계는 해 줄 수 있는데, 교감은 거절했나 봅니다.
그래서 내년에도 여전히 본당에서 봉사를 하게 됐습니다.
이 소식에 본당 교사회 사정을 잘 아는 선생님들은 좋아하셨습니다.

올해 좋은 선생님들이 많이 교사회로 들어왔습니다.
다음에는 제가 하지 않아도 될 것 입니다^^
현재 교사회 분위기가 좋기에, 문제를 일으키는 분들이 나가게 되면 더 분위기가 좋아지리라 예상합니다.
좋은 분위기가 유지되면 할 마음도 들고, 할 분도 생길 것 입니다.


사람들이 하느님의 나라가 당장 나타나는 줄로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루카 19,11)

댓글 4개:

  1. 참 어려운 일 맡아서 하고 계시는 글라라 자매님이 계시기에 함께 하시는 분들도 많은 힘이 되실거라 생각해요. 하느님께서 앞길을 잘 이끌어 주실겁니다. 기도와 응원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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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감사합니다~ 은재님♥ 네, 매달리고 의탁할 곳은 하느님 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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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교회 봉사 안에서 참 마음 고생들이 많군요. 참여해 보지 않은 저로서는 짐작이 가지 않는데.
    잘 이겨내고 계시니 제가 고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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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어떻게 보면 이런 어려움이 있었기에 제가 조금은 신앙적으로 성장하지 않았나 싶어요.. 그래서 교감 선생님들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이해할 수 있고요^^ 힘들지만, 잘 이겨내 가길 하느님께 청해보아요~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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