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1월 19일 금요일

매듭 짓기 프로젝트 Day 17


후회 없는 선택은 교사회에 들어온 것입니다.
아이가 첫영성체 교육를 받기 시작하면서 첫영성체 교사로 교사회에 발을 들이게 됐습니다.
처음 마음은 아이가 유치부부터 그동안 주일학교를 다니며 받은 사랑을 저도 돌려드려야 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습니다.
아이와 함께 초등부 주일학교에서 참 즐겁고 행복하게 봉사를 했습니다.

아이가 초등부를 떠나게 되면서 아이가 없는 주일학교가 많이 허전했습니다.
항상 앞에 보이는 아이가 없으니 봉사할 열정도 점점 사라졌습니다.
'제가 진정으로 봉사를 한 게 아니였구나!'란 걸 이때 느꼈습니다.
봉사를 한다고는 했지만, 아이를 위한, 아이와 함께하기 위한 봉사였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아이로 인해 오전에 있는 중고등부 미사를 가야하니 미사를 두 번 보는 것도 처음엔 적응이 안됐고, 힘들게 느껴졌습니다.
남편과 아이가 제가 서두르지 않으면 미사를 가지 않으려고 하기에 중고등부 미사를 같이 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처음엔 힘들게 느껴졌던 두 번의 미사가 현재는 좋게 느껴집니다.
중고등부미사의 신부님 강론이 성인 미사 형식이기에 온전히 미사에 집중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초등부미사는 스크린에 띄워진 미사 전례 ppt 도 넘겨야 하고, 학년 어린이들도 살펴야 하기에 온전히 미사에 집중할 수가 없습니다. 

아이가 없는 허전한 마음은 어린이들이 채워줬습니다.
어린이들이 너무 이쁘고, 그리고 제 정신 연령이 딱 어린이 수준이기에 같이하면 즐겁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제가 초등부 주일학교 봉사를 가는 시간에 아이가 공부하는 시간이기도 해서 그것도 다행이었습니다.

제가 신앙적으로도 많이 미숙했는데, 교사회에 들어와 그래도 많이 성숙해진 저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내면이 많이 단단해졌습니다.
예전엔 힘든 일을 겪으면 꺽이고 바로 절망했는데, 지금도 그렇지만 그래도 하느님 앞에 앉으려고 합니다.

또, 교사회 활동을 통해 아이에게도 신앙을 놓지 않게 이끌어 줄 수 있어서 좋습니다.
만약, 주일학교 교사를 안 했다면 편한 시간에 맞춰 미사를 갔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아이가 미사를 가야할 당위성을 잃어버렸을 것입니다.
아이가 미사를 안 가면 아마 남편도 점점 핑계거리를 찾게 될 것입니다.

다행히 교사회에 지금까지 있어, 저희 가족이 신앙을 놓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또, 저희 입맛대로 신앙을 갖다 붙이는 일도 없기에 참 다행이란 생각이 듭니다.
쓰다보니 하느님께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저희가 오롯이 주님을 사랑하며 살다가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소서. (시편 7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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