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9월 20일 수요일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7년 9월 20일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아마 제주도에 갈 일이 있으신 분들은 대부분 자동차를 빌리실 것입니다. 섬인 제주도에 자동차를 가지고 갈 수가 없으니까요. 더군다나 우리나라 최대 관광지라고 할 수 있는 제주도에는 렌터카가 아주 많기 때문에 쉽게 빌릴 수 있고 또 가격도 저렴하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제주도에서 걷거나 자전거를 탈 일이 아니라면 자동차를 빌려서 운전을 합니다. 그래서 올 초, 제주도에 갔을 때에도 자동차를 빌려서 운전했습니다. 그런데 운전을 하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나더군요. 분명히 제가 적당한 가격을 지불해서 자동차를 빌렸지만 이 자동차가 제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고가 나지 않도록 조심해서 안전 운전을 해야 합니다. 또한 깨끗하게 사용해야 합니다.
빌린 자동차는 분명히 제 것이 아닙니다. 필요한 만큼 사용하고 반납해야 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 빌린 자동차를 마치 자기 것인 양 함부로 다룬다면 어떻게 될까요? 나중에 반납할 때에 이에 따른 배상을 해야 합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 몸 역시 언젠가는 주님께 반납해야 하는 것입니다. 영원히 이 세상에서 살 것처럼 착각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내 것인 양 아무렇게 사용하고 있지만,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주님으로부터 잠시 빌린 우리의 몸을 언젠가는 주님께 잘 반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만약 주인이신 주님께서 보시기에 엉망진창으로 사용했다면 어떻게 될까요? 함부로 다룬 것에 대한 책임을 분명히 져야 합니다.
주님께서 우리들에게 자유의지를 주셔서 우리 스스로 무엇이든 할 수 있도록 하셨습니다. 주인처럼 살 수 있는 자유를 주셨지만, 진짜 주인은 아니지요. 언젠가는 주님 앞으로 가서 이 세상에서 살도록 맡겨놓은 이 몸을 주님께 반납해야 합니다. 반납 조건은 주인이신 주님의 뜻에 맞게 잘 사용했느냐가 아닐까 싶습니다. 죄를 멀리하고 선을 행하는 삶, 주님의 뜻에 맞게 철저하게 살았는지를 판단하실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조건에 맞게 자신의 몸을 사용하고 계십니까?
오늘은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과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입니다. 우리나라의 자랑스러운 순교자들을 기억하는 날인 것입니다. 이분들은 주님을 이 세상에 증거하기 위해서 자신에게 가장 소중하다고 할 수 있는 생명까지 봉헌하신 분들이지요. 주님을 너무나도 사랑하기 때문에 세상의 무서운 칼의 위협에도 굴하지 않고 생명을 내어 던질 수가 있었던 것입니다. 즉, 순교자들은 주님께 자신의 몸을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다시 되돌려 드린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지금 현재 과거의 박해시대처럼 피의 순교는 없습니다. 그러나 현재에는 주님께서 가장 강조하신 사랑을 철저하게 실천하는 삶을 통해 순교를 할 수 있다고 하지요. 바로 백색 순교인 것입니다. 우리 역시 이 백색 순교자의 모습으로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 나중에 주님 앞에 자신의 몸을 반납할 때에 잘 사용했다면서 칭찬 받지 않을까요?
오늘의 명언: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네(티베트 속담).
보이지 않는 열매
농사를 단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는 한 청년이 밭에 고구마를 심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이 고구마를 너무나도 좋아했기 때문이지요. 좋아하는 고구마를 직접 생산할 수 있다는 생각에 더욱 더 열심히 고구마를 키웠습니다. 그런데 이상했습니다. 이 고구마는 줄기만 옆으로 계속 뻗어가기 때문이지요.
고구마니까 당연히 줄기가 옆으로 계속 뻗어나가야 하겠지요. 그러나 농사가 처음인 청년은 고구마가 나무라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즉, 싹이 나고 잎이 나면 얼마 지나지 않아 커다란 나무가 될 줄 알았던 것입니다.
자신의 생각과 다르게 자라는 고구마를 보면서 결국 잘못 심었다면서 그 밭을 떠나 버렸습니다. 하지만 청년의 생각과 달리 땅속에서는 고구마가 가득 열리고 있었습니다.
우리 역시 이 청년처럼 보이지 않는다면서 쉽게 포기하고 좌절에 빠지는 것은 아닐까요? 주님의 뜻은 나약하고 부족한 인간이 이해하기 힘듭니다. 그렇기 때문에 주님의 뜻을 알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또 한 가지는 늘 좋은 것을 주시는 주님께 대한 굳은 믿음을 가지고 기다리는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포기하고 좌절에 빠지지 마십시오. 우리가 미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주님께서는 주시는 커다란 선물이 나타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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