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14일 금요일

후밀리따 봉사자님이 보내 주신 글

오는 8월 15일은 성모승천대축일이면서
우리의 벗, 고 유경촌 주교 선종 1주기이기도 합니다.
지난 월요일, 용인 성직자 묘원에 동창들이 함께 모여
이른 추모미사를 봉헌했습니다.

그립고 고마운 벗을 생각하며, 그날 미사에서 강론을 했던 
서울대교구 방이동 성당 주임 송경섭 신부의 강론 전문을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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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촌 티모테오 주교님 선종 1주기 동창 추모미사>
2026. 8. 10.   

“서로 발을 씻어 주어라.” (요한 13,14)

사람은 세상을 떠난 뒤에도 오래도록 우리 곁에 머뭅니다. 목소리는 들리지 않아도, 그 사람이 살아온 방식은 남아 우리를 이끌어 줍니다. 오늘 우리는 유경촌 티모테오 주교님의 선종 1주기를 맞아 그분을 기억합니다. 그러나 오늘 우리의 기억은 과거를 붙잡는 일이 아니라, 그분이 남긴 복음의 길을 다시 바라보는 일입니다.

주교님의 사목 표어는 "서로 발을 씻어 주어라."였습니다. 예수님께서 마지막 만찬에서 제자들의 발을 씻으시며 보여 주신 사랑, 가장 낮은 자리에서 시작되는 섬김을 자신의 삶의 방향으로 삼으셨습니다. 그분을 가까이에서 만난 사람들은 화려한 언변보다 조용한 경청을 기억합니다. 결정을 내리기 전에 먼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셨고, 사회의 가장 약한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셨습니다.

주교님에게 사회사목은 하나의 부서가 아니라 복음 그 자체였습니다. 가난한 이들, 노숙인, 이주민, 장애인, 생명의 존엄을 위협받는 이들, 그리고 신음하는 피조물을 돌보는 일이야말로 교회가 세상 속에서 해야 할 예수님의 사명이라고 믿으셨습니다. 윤리신학자로서 그분은 신앙이 교회 울타리 안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가르치셨습니다. 신앙은 사회를 변화시키는 양심이 되어야 하고, 창조 세계를 지키는 책임이 되어야하며, 공동선을 위한 선택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그분의 강의와 글은 늘 현실을 향해 있었고, 사목은 언제나 삶의 현장으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돌이켜 보면 주교님은 무엇보다 '낮은 사람'이었습니다. 주교라는 직함보다 사제라는 이름을 더 소중히 여기셨고, 지도자가 되기보다 함께 걷는 동반자가 되려 하셨습니다. 사람들은 큰 업적을 기억하지만, 하느님께서는 작은 사랑을 기억하십니다. 어쩌면 주교님의 가장 큰 업적은 거창한 사업이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을 존중했던 태도였는지도 모릅니다. 복음은 언제나 높은 곳이 아니라 낮은 곳에서 시작됩니다. 예수님은 발을 씻기셨고, 십자가를 지셨으며, 가장 작은 이 안에서 당신 자신을 드러내셨습니다. 유경촌 주교님의 삶 역시 그 복음을 설명하기보다 살아낸 시간이었습니다. 물론 그분의 사목에도 쉽지 않은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교회가 사회 앞에서 책임을 져야 할 때는 책임을 피하지 않았고, 상처 입은 이들 앞에서는 먼저 용서를 청하는 자세를 보이셨습니다. 지도자의 권위보다 복음의 진실을 선택하려 했던 그 모습 또한 우리가 기억해야 할 유산입니다.

오늘 우리가 그분을 추모하는 이유는 훌륭한 한 사람을 기념하기 위해서만은 아닙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분의 삶을 통해 오늘 우리에게도 같은 질문을 던지고 계십니다. "너는 누구의 발을 씻어 주고 있는가?"
우리의 가정에서, 본당에서, 사회에서 우리는 누구를 섬기고 있습니까? 힘없는 사람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않았습니까? 창조 세계를 돌보라는 하느님의 부탁을 잊고 살아오지는 않았습니까?

1년이라는 시간은 슬픔을 조금씩 추억으로 바꾸었지만, 신앙은 추억에서 멈추지 않습니다. 성인의 삶을 기억하는 것은 그 삶을 이어받기 위해서입니다. 주교님을 가장 잘 기리는 길은 그분처럼 살아가는 것입니다. 조금 더 경청하고, 조금 더 낮아지고, 조금 더 가난한 이들의 곁으로 다가가는 것입니다. 그 길에서 우리는 다시 유경촌 주교님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은 죽음을 부정하는 선언이 아니라, 사랑은 죽음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약속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슬픔 속에서도 희망을 품습니다. 우리의 믿음은 분명합니다.
주교님께서 평생 사랑하셨던 주님께서 이제는 그분의 손을 잡아 영원한 생명으로 이끄셨으리라 믿습니다. 이 땅에서는 사람들의 발을 씻기며 걸어가셨던 그분께서, 이제는 하느님께서 마련하신 잔치에 초대되어 참된 안식을 누리고 계시기를 기도합니다.

그리고 언젠가 우리 모두가 주님 앞에서 다시 만나게 될 그날, 주교님께서 우리에게 미소 지으며 말씀하시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함께 걸어온 길은 모두 주님의 은총이었습니다."

유경촌 티모테오 주교님,
주님 안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소서.
아멘.

1981 서울 신학교 입학동창회 AD SUM 대표 송경섭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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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자님, 안녕하세요^^ 반가워요!
네, 되도록이면 오전 11시 교중미사를 가려고 해요.
디모테오 주교님 존경해요.
그분의 뜻일 기리며 살아가기를요🙏
복된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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